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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유일 수지접합 전문 '전주 수병원'…지역의료 발전 새 이정표
이병호 병원장, 꾸준한 공부-오랜 경험으로 90%대 성공률 유지
[의학신문·일간보사=차원준 기자] 전주 수병원 이병호 병원장은 올해로 수지접합 및 미세재건 수술 한 길만 30년째 걸어오고 있다. 2025년 말~2026년 보건복지부로부터 호남 최초·유일 ‘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으며 지역 의료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의사 생활의 시작은 전주 예수병원이었다. 선교사들의 희생과 봉사를 보며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배웠다. 정형외과 전공의 4손이 절단된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고통받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결심이 섰다. 당시 전북은 농업 중심지로 손발 절단 사고가 잦았고, 교통 불편으로 수도권 이송 중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지역에서 바로 치료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2001년 29병상 작은 정형외과 의원으로 수병원을 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술은 10년 전, 높은 곳에서 떨어져 발목이 절단된 28세 남성 환자다. 상급병원에서 절단을 권유받았지만, 터키 여성과 결혼을 앞둔 그는 종교적 이유로 “절단만은 피하게 해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10여 차례 수술 끝에 걷게 된 환자가 결혼 소식을 사진과 함께 전해왔을 때, 병원장도 함께 울었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최근 찾아온 남학생 이야기다. 20년 전, 2살 여동생의 손가락이 문에 끼여 절단됐을 때 수술로 회복시켰는데, 입대 전 “평생 죄책감과 감사함을 안고 살았다”며 인사를 하러 온 것이다.
수지재접합 성공률 90% 이상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처음엔 70% 정도였지만, 30년 한 우물만 파다 보니 노하우가 쌓였다”는 병원장의 말처럼, 오랜 경험과 꾸준한 공부가 바탕이다. 24시간 야간 수술팀·응급처치팀을 운영하고,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수련병원으로 지정돼 전문의를 양성하는 시스템도 한몫한다.
2001년 작은 의원에서 시작해 2014년 효자동 240여 병상 규모로 확장, 2024년 4주기 의료기관 인증을 받았다. 병원장은 “매일 응급수술이 힘들었지만, 환자들이 웃으며 퇴원하는 모습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사람 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직원 출산·육아휴가를 일찍부터 지원해 ‘차별 없는 우수사업장’으로 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병원 신축 때 직원·환자 편의를 최우선으로 설계해 2015년 전북 건축문화상 대상을 수상한 것도 이 철학의 결과다.
지역사회 기여에도 힘쓴다. 전주인재육성재단 이사장으로 100여 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영어·지역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골에서 받은 6000원 장학금이 빚이 됐다”며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게 제 삶의 목표”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명확하다. 호남 최초 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서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전문의를 더 키우는 일이다. 환자들에게는 “더 큰 사고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긍정적으로 극복하시고, 가족의 위로가 가장 큰 힘이 된다”고, 후배 의사들에게는 “힘들지만 필수의료 현장에서 하는 일이 세상을 바꾸는 소중한 사명”이라고 조언했다.
이병호 병원장은 “작은 손짓 하나가 누군가의 삶을 되살릴 수 있다면, 그게 의사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그의 30년 여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출처 : 의학신문
https://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04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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